“해병대는 강력한 상륙공격헬기를 원한다” -이승도 사령관-

해병대가 도입을 원하고 있는 미 바이퍼 헬기

기존 마린온 헬기를 무장형으로 개량하는 방안이 추진 중이다.

국내 개발 경제성 vs 해외 도입 작전성능
기동성·생존성 높고 성능 검증된 해외 헬기
헬기 국산화 통한 산업 연관성 무시 못해…

■ 해병대 첫 상륙공격헬기 ‘선택의 논란’
해병대가 도입할 첫 상륙공격헬기를 국내에서 개발할지 해외에서 도입할지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기존 국산 헬기에 무장력을 강화한 헬기로 주장하고 있고, 해병대는 더 빠르고 강한 미국 헬기를 원한다며 직접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헬기 개발에 따른 경제성과 상륙작전 시 헬기 자체의 생존과 작전능력 가운데 무엇이 중요한지가 논란의 중심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 KAI의 마린온 무장형 헬기는 수송헬기 수리온을 기동 헬기로 개량해 무장한 것이다.
2020년대 중반부터 20여 대 도입을 목표로 하는 해병대 공격헬기 사업을 겨냥한 기종이다.
해병대 공격헬기가 국내 산업 육성을 위한 국내 개발로 결론 나면서 이르면 연내 마린온 무장형이 최종 선정될 수순이었다.
그런데 해병대가 지난달 26일 국정감사에서 문제 제기의 목소리를 냈다.
이승도 해병대사령관이 “기동성과 생존성이 우수한 헬기, 마린온에 무장을 장착한 헬기가 아닌, 현재 공격 헬기로서 운용되는 헬기를 해병대에서 원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는 마린온 무장형이 크고 느려서 다른 공격헬기에 비해 기동성, 생존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 해병대가 원하는 건 美 바이퍼
해상에서 지상으로 기동하는 상륙공격헬기의 특성상 은폐·엄폐가 불가능한 뻥 뚫린 공간에서 작전을 펼쳐야 한다.
특히 상륙작전 시 무방비로 노출된 상륙군의 안전을 담보하려면 이를 지원하는 공격헬기의 생존능력은 필수적이다.
해병대가 원하는 바이퍼는 수직상승속도 초속 10m, 순항속도 시속 296km로, 각각 초속 7m, 시속 250km인 마린온 무장형보다 빠르다.
항속시간도 바이퍼는 3시간 10분으로 마린온 무장형 2시간 20분보다 긴데도 사업비는 1조 5천억 원대로 비슷하다.
바이퍼·아파치 등 해외 상륙공격헬기는 이미 성능이 검증됐지만, 아직 개발 전의 국산 공격헬기는 미지수인 것도 불안한 요소이다.
하지만, 헬기의 국산화를 통한 수출 전선과 경제적 타당성을 외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의견이 갈려 부담이 가중된다며 추가 사업분석에 들어갔는데, 경제성과 작전능력 가운데 어떤 것에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기종이 결정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 상륙기동헬기 선택 놓고 갑론을박
한편, 이와 관련 지난달 24일에는 국회 국방위원회가 주관하는 미래 헬기 전력 및 항송산업 발전방안 세미나가 열렸다.
이날 방사청은 “수리온이 해외 헬기에 비해서 메인기억박스 용량이 부족해 파워면에서 밀린다”고 지적했고, 수리온 제조사인 KAI는 “내년부터 메인기어박스 국산화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수리온을 운용 중인 육군은 “해외도입 헬기의 노후화 및 운용유지비 증가 문제가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국산 수리온 헬기도 사용자의 만족도가 높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육군도 노후한 UH-60 블랙호크 헬기를 성능 개량할지, 아니면 수리온으로 교체할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군 안팎에서는 “소요군 입장에서는 산업 파급 효과보다는 작전요구성능(ROC)에 적합한 기종을 찾는 것은 당연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전해진다. 【고명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