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의 육·공군이 지난 2017년 4월 이후 보병·포병·기갑·항공 부대 등이 손발을 맞추는 제병(諸兵) 합동 훈련을 한 차례도 하지 않았다고 조선일보가 지난 10월 7일 사설을 통해 보도했다.
제병 훈련은 우리 지형에 맞는 실전 능력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훈련이다.
일반적인 국민은 이 사설을 보기 전까지 대한민국 하늘과 땅에서 지난 3년간 한미 제병 합동 훈련이 없었다는 사실을 모를 것이다.
사설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들어 키리졸브 등 3대 한·미 연합 훈련이 전부 없어진 것도 모자라 한·미 연합군이 지상과 공중에서 제대로 된 실전 훈련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설은 “주한 미군 사령관이 지난 7월 이 문제를 우려하는 내용의 편지를 우리 국방부에 보냈다”며 “작년만 해도 미군 측은 연합 훈련이 연기돼도 ‘즉응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지만 이제는 그런 의례적 말도 할 수 없을 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미 사령관은 ‘6·25전쟁 때 처음 투입돼 된 제대로 된 훈련 없이 참전했다가 큰 희생을 치른 스미스 대대의 교훈을 잊어선 안 된다’고 했다”며 “훈련 중단이 계속되면 미군은 유사시 실전 투입이 어렵다는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군은 ‘훈련 없이 실전에 투입할 수 없다’는 분명한 원칙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사설은 “한·미가 연합 훈련을 멈춘 건 오로지 북핵 폐기 협상 때문이었지만 처음부터 김정은의 사기극이었고 트럼프와 한국 정권의 정치 쇼였다”며 “이제 김정은이 자기 입으로 ‘핵 무력 증강’을 선언한 만큼 한미 동맹은 북한의 오판과 중국의 패권욕을 막는 유일한 안전판”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방부는 3년 넘게 한미 제병 훈련을 안 하고도 ‘문제없다’고 하고, 외교부는 미 국무장관이 방한을 취소하고 일본·인도·호주를 만나 쿼드(Quad) 안보 회의를 하는데도 ‘괜찮다’고 하는 상황에서 국가안보가 심각하게 위협을 받고 있는 상태다. 【고명석 기자】
고명석 기자 rokmcnew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