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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추진 잠수함 건조 능력 확보했다”

기사승인 2020.10.13  14: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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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영무 전 국방부장관

최근 엄중한 국가안보 상황 속에 본지는 월간조선 10월호에 보도된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의 국가안보 관련 인터뷰를 오동룡 조선뉴스프레스 취재기획위원·군사전문기자의 허락을 받아 발췌·게재한다. 【편집팀】

송영무 전 국방부장관

국방개혁2.0은 국민에게 신뢰 받기 위한 우리 군의 몸부림
“대한민국 미래 염려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시기 도래했다”
새로운 세계질서와 동북아 안보환경 변화 대비해야…

▲ 오동룡

조선뉴스프레스 취재기획위원군사전문기자

“‘국방개혁2.0’은 최단 시간 내 최소의 희생으로 전승(全勝)을 보장하기 위한 새로운 전쟁 패러다임입니다. ‘어떻게 싸울 것인가’ 개념을 표방한 ‘국방개혁2020’을 ‘국방개혁1.0’이라고 한다면, ‘국방개혁2.0’은 ‘어떻게 싸워 이길 것인가’라는 개념이죠.”
한국국방연구원(KIDA)에서 만난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은 ‘국방개혁 추진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느냐’는 질문에 “국방개혁2.0은 옛날처럼 완전군장하고 행군하는 구식군대로 되돌릴 수 없도록, 늦은 감이 있지만 군 구조를 재편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국방운영, 병영문화, 방위사업 등을 혁신해나가자는 것”이라며 “국민들에게 신뢰받기 위한 우리 군의 몸부림으로 봐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송 장관은 2017년 7월 문재인 정부 초대 국방부 장관으로 취임해 현 정부의 안보정책을 디자인한 인물이다.
그는 2007년 해군참모총장 시절의 ‘해군개혁계획’, 노무현 정부의 ‘국방개혁2020’ 등을 주도한 경험을 바탕으로 ‘국방개혁2.0’을 기획했다.
2018년 9·19남북군사합의를 진두지휘했고, 국군기무사령부를 군사안보지원사령부로 새롭게 출범시켰다.

- 예비역 단체들은 ‘국방개혁2.0’이 ‘당면위협과 미래위협을 무시한 일방적·선제적 국방역량 축소’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예비역 단체 구성원들은 6·25의 쓰라린 경험과 종전 후 북한의 끊임없는 도발과 간첩 침투 등 비정규전 경험으로 군 생활을 밤잠 못 주무시고 야전침대에서 지새운 분들입니다. 존경받을 자격이 있는 분들이죠.
하지만 이제 그러한 작전에 매몰되기보다는 새로운 세계질서와 동북아 안보환경 변화에 대비해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를 염려해야만 하는 절체절명의 시기가 도래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구소련 붕괴 후 미 해군의 세계전략을 제시하는 미 7함대 장교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이 시기를 잘못 보낸다면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이르는 조선조 말의 역사를 되풀이하게 될 것입니다.


- 장관 취임 직후, 일반환경영향평가를 받기 전이라도 사드(THAAD)를 임시로라도 배치해야 한다고 대통령께 건의하셨다죠.

아마 다른 국방장관이라도 북한의 탄도탄 발사, 핵 실험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는 그렇게 건의했을 겁니다.
박근혜 정부 이전까지만 해도 한국은 독자적 대(對)유도탄 방어체계(KAMD)를 구축하고자 사드 배치를 유보했었는데, 갑자기 도입·배치돼 국론이 분열된 시기였습니다.
대통령께 정부의 단호한 안보적 입장을 천명해 국익을 극대화하고, 북한과 중국에 북한의 비핵화를 요구하라는 건의를 했습니다.


- 현재 우리 군은 병력 감축에 따라 군단과 사단을 대폭 통폐합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세계 최강의 기계화 군단으로 손꼽혔던 제7기동군단의 핵심 전력인 제20기계화보병사단을 해체한 것은 ‘국방개혁2.0’의 취지와도 어긋나는 것 아닌가요.

저도 안보 전문가나 일부 유튜버들의 의견을 보았습니다만, 해체에 초점을 두고 이야기하기 때문에 오해의 소지가 있습니다.
군 편제란 전투 국면, 지형 여건, 장비 수준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해 한반도 지형에 가장 적합한 편제를 만들어줘야 합니다.
그래야 해당 지휘관들이 신속한 기동으로 전투를 승리로 이끌 수 있어요.
20기보사 재편으로 7기동군단 예하에 3개 기계화사단을 완편한 것처럼, 실전적 기동군단, 기계화사단, 기계화여단 등 완편된 부대로 재편하려는 것이지 없애는 것이 아닙니다.
이러한 재편은 노무현 정부 시절 ‘국방개혁2020’ 때부터 검토돼 10년 넘게 이어져오면서 최정예 기동군단을 완성했고, 그 결과 전투력은 1.5~2배 증강되었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말씀드립니다.


- 제2함대 제2전투전단장 때, 제1연평해전에 참가하셨지요.

준장 진급 전, 만 3년 넘게 합참 해상작전과장 보직을 수행했어요. 당시 NLL(북방한계선) 근해 우발충돌 상황의 사례를 분석해보니 매년 꽃게철에 발생하고 있더군요.
1999년 1월 7일, 제2전투전단장(준장)으로 부임하면서 꽃게철이 시작되는 5월 이전에 완벽한 전투준비 태세를 갖추기 위해 휴일도 없이 교육훈련과 사격훈련을 시켰습니다.
1999년 6월 6일부터 15일까지 9박 10일간 충돌하면서 NLL을 지켰습니다. 6·25 이후 정규군 간 최초 전투에서 승리한 겁니다.

1999년 발생한 제1차 연평해전 시 남북 함정 간 교전 장면.

남북군사합의, 군사적 신뢰구축 통해 남북 긴장완화 추구
한국형 항모는 45,000t급… F-35B 함재기 도입 추진
원잠 건조 위한 분야별 능력 확인 결과 ‘가능’ 분석돼…


-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가 전혀 없는데도 ‘9·19남북군사분야합의서’를 맺은 것은 우리의 안보태세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군사적 안정을 더 위태롭게 만든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9·19군사합의를 체결한 날, 전 세계가 이 합의를 주목했습니다. 남북한 한민족이 평화로 가는 길을 만들었다고 했습니다.
냉전시대의 극단적 대치 상태를 상상해 ‘만에 하나 허점이 있으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는 대화보다는 언쟁으로 번지게 되는 것이죠.
양측 간 긴장완화를 위해서는 첫째, 신뢰구축, 둘째 군비검증, 셋째 군비통제 순으로 진행됩니다.
이 합의는 군비통제를 위한 합의가 아니고 상호 간 불신을 걷어내고 신뢰구축을 위해 첫걸음이라도 걸어가자는 합의라는 점을 이해해주면 그런 오해는 없으리라 믿습니다.

송영무 국방부장관과 노광철 북한 인민무력상이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에 서명했다(2018).


- 군사분야 합의서 제1조 1항을 합의대로 실천한다면, 한미연합방위 체제는 붕괴되고 한국의 군사역량은 사실상 훈련을 하지 않는 오합지졸 군대가 될 것 같습니다. 훈련하지 않는 군대는 연습하지 않고 링에 오르는 복서와 같지 않을까요.

군부대와 장비가 있으면 남한이나 북한 모두 당연히 훈련을 실전같이 실시해 전투역량을 높이는 것은 군의 존재 이유이자 의무입니다.
9·19군사합의가 ‘백전백패, 오합지졸을 만든다’는 식의 과도한 표현은 너무 지나친 폄훼의 표현이라고 봅니다. 절대 그런 상황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 특히 남북군사합의 제1조 1항에 명시된 ‘무력 증강 금지’는 F-35 스텔스 전투기 도입 같은 전략무기를 도입할 때마다 북한에 물어봐야 하는 해프닝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대규모 군사훈련 중지’와 ‘무력증강 금지’라는 글귀를 보면 그렇게 해석할 수도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1조 1항의 마지막 부분에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거쳐 의견을 조율하도록 해놓았죠.
또한 ‘무력증강 금지’라는 것은 F-35를 예로 들었는데, F-35 등 우주전력과 경항모와 원잠 등 해양전력 같은 중요한 전력을 증강시키는 것도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거쳐 왜 증강하는지 이해시켜 서로 문제가 없게 하겠습니다.
남북 간 군사적 신뢰구축을 통해 DMZ(비무장지대)나 NLL(북방한계선) 대치 상황에서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더 나아가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통해 상호 이해시키는 절차와 체계를 만들어보자는 뜻입니다.

공군이 미국 록히드 마틴으로부터 도입한 F-35 스텔스 전투기.


- 장관 재임 중 세운 전력증강 계획 가운데 가시화된 것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국방개혁2.0은 현대전에 맞게 신속하게 기동하도록 기계화된 장비에 의한 전투 효율화를 구상했습니다.
지상전력은 기계화 전력, 항공 전력, 유도탄 전력, UAV(무인기) 전력 등을 주요 증강 요구 전력으로 강조했고요.
오죽했으면 지상군은 보병·포병·기갑·공병·통신의 5개 병과를 보병·항공·유도·포병·기갑·공병·통신의 7개 전투병과로 변경해야 한다고 했을까요?
해상・공중 전력은 별개의 해군과 공군만을 위한 전력이 아니라 지상군의 안전과 신속한 기동을 위한 화력지원 위주의 전력을 보강토록, 중기계획에 많이 반영이 되도록 했습니다.
경항모와 원자력 추진 잠수함은 북한과 동북아 안보정세 전체를 아우르는 정책적·전략적 전력으로서 한 세대 이후를 대비하는 측면에서 고려했습니다.


- 특히 세종대왕함, 대형수송함 독도함, 고속유도탄함 윤영하함을 진수시키셨지요.

세종대왕함 등 이지스함과 독도함 등 대형수송함, 그리고 고속유도탄함 등 모두 조함단장 시절 설계하고 기획관리참모부장 시절 예산 배정했더니, 참모총장 때 진수식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자식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합참 시험평가부장, 해군본부 기획관리참모차장, 해군본부 조함단장과 기획관리참모부장, 합참 전략본부장을 지낸 경력이 육·해·공군 전력건설 방향을 이해하게 해서 장관 시절 의사결정할 때 정확하고 신속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독도함급의 두 번째 대형수송함인 마라도함 진수식(2018).


- 2018년 5월 대형수송함 마라도함 진수식장에서 항공모함 건조를 언급하셨습니다. 애초 독도함 때 경항모 건조계획이 시작된 것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독도급 대형수송함 1번함 독도함을 설계할 때, 1만t 이상으로 건조하면 주변국 시선이 집중된다고 해서 9800t 정도로 기본설계를 했었습니다.
2000년 후반, 제가 준장 시절인데요. 기본설계검토(design review) 위원장 자격으로 조선소에 가서 회의를 했어요.
도저히 설계한 대로 건조하면 쓸 만한 군함이 안 나오겠더라고요. 해군본부에 올라와 이수용(李秀勇) 총장에게 보고해서 1만 4,500t급으로 재설계를 했습니다.
그 결과, 독도함을 헬기 등 항공전력과 수륙양용장갑차 등 상륙전력을 동시에 탑재해 수송할 수 있는 상륙작전의 기함(旗艦)으로 건조할 수 있었습니다. 그 직후에 자연스럽게 항모 건조 이야기도 흘러나왔지요.


- ‘2021~2025 국방중기계획’에서 한국형 항모를 3만t급으로 건조하겠다고 했습니다. 이왕 건조하려면 정규 항모로 가야 한다는 논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최근의 함정 건조기술은 10년 전과 완전히 다른 수준입니다. 탑재 항공기도 예전의 전투기와 능력 면에서 몇 배나 더 우수한 전투기를 탑재하기 때문에 과거의 중형 항모보다 뛰어난 전투력을 갖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건조하려는 항모는 3만t입니다. 현대차에서 포니-엑셀-쏘나타-그랜저-에쿠스 순으로 자동차가 진화해 나오듯, 미국도 최초에는 석탄운반선에 비행갑판을 씌운 항모를 건조해 운용능력을 키워가면서 10만t까지 간 겁니다.
맡겨주고 기다려주시면 국민 여러분에게 늠름한 항모의 모습을 선보일 수 있을 것입니다.


- 현재 우리가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건조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2007년 참모총장 시절, 원잠을 건조하려면 완전한 설계기능을 갖고, 장비도 국산화해야 한다고 지독하게 독려했습니다.
2018년 9월 14일 한국 기술로 첫 독자개발한 3,000t급 잠수함 도산안창호함 진수식 때 문 대통령을 모시고 참석했습니다.
동시에 원잠을 건조하기 위해 분야별로 능력을 확인해보니 건조가 가능하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기에 건조계획을 구체화해 계획에 반영시켰습니다.
이제는 원잠 건조를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셔도 되리라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무적해병신문 rokmcnews@naver.com

<저작권자 © 무적해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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