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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멋이다 멋을 부려 봐라!” -엄주섭(해간 18기, 예·소령) 단해그룹 회장-

기사승인 2020.09.28  11:5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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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주섭 회장

엄주섭(해간 18, 예·소령) 단해그룹 회장은 금년 87세로 미수(米壽)를 앞둔 존경받는 해병대 노병이고 경제인이고 신앙인이다. 엄주섭 회장은 수십 년간 매일같이 일기를 쓰는 분으로 그 일기장에는 경영철학, 삶의 이야기, 자신의 어록, 나를 돌아보는 반성, 세상을 보는 시각 등 주옥같은 글이 담겨져 있다. 엄 회장의 일기장은 자신의 스승이고 삶의 지표이기에 독자 여러분과 공유해 본다.
지난 7월 10일 백선엽(1920~2020) 대장이 100세를 일주기로 세상을 떠났다. 6·25전쟁 때 다부동지구전투로 대구를 지킨 분이라 생각한다. 나는 그때 대구에 있었다.
최근 백선엽 장군에 대해서 ‘전쟁의 영웅이냐? 한국을 위기에서 지킨 분이냐?’를 놓고 다소의 논란이 있어 서울 국립묘지 안장 자격까지 문제가 되어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되었다고 한다.
한 나라, 한 정권, 한 사회조직을 혼란에서 지켜낸 공적은 부정할 수 없음에도 국가를 위해 전쟁을 한 한국군 장군의 위상으로 볼 때 조금은 어색한 일이다.
생각하기에 따라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진실의 왜곡(?) 같은 것이어서 후세의 역사성에 좋은 흔적이 되지 못해 안타깝다. 흔적 지우기가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분과 딱 한 번 만난 적이 있다. 경부고속도로 어느 휴게소에서였다. 어느 날인지는 정확히 기억이 안 나지만 두 외손자(Justin, Austin)가 미국에서 와서 아주 어릴 적(6~8?)에 이들 손자들을 내가 매주 내려가는 추풍령 집으로 가다가 늘 하는 대로 휴게소에 들린 것이다.
손자들과 얘기를 나누는 중 갑자기 백 장군께서 다가와 “나 백선엽이오” 하고 말을 걸어왔다. 고개를 들어보니 나도 너무 잘 알아볼 수 있는 백 장군이라서 오히려 인사를 받는 격이 되었다.
“내가 멀리서 보니 어린애들 하고 영어로 그렇게 재미있게 얘기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아 찾아 왔는데 어쩌면 애들과 그렇게 영어로 잘 지낼 수 있는가” 하는 인사 방문을 받은 격이었다.
그때를 계기로 나는 그분을 익히 더 알 수 있게 되었다. 중요한 것은 주변에 우리는 많은 팩트를 보고 지낸다.
대장 출신의 당시 70대 노인이 우리의 모습이 보기 좋았던 데다 그 시대엔 영어로 손자들과 다정히 말하는 것이 흔치 않은 때인지라 놀라 와서 직접 찾아와 인사를 건네는 일은 우리 사회에선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나 자신만 해도 그렇거니 하고 속으로 인정만 하고 넘어 갈일인데 나는 이분의 행동력, 감동성, 좋은 것을 보고 몸을 움직여 찾아온 실천력 등이 너무나 깊은 여운으로 느껴졌다.
남의 일에 무관심하고 좋은 일에 동참하지 못하고 상대를 칭찬해주지 못했던 나를 돌아보며… 갑자기 나의 머리를 어지럽혔던 일이 지금도 생각난다.
이미 국제적으로 존경을 받아 특히 미국 군인들한테 존경받고 있는 일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 분의 그 순박한 진실이 느낀 대로 몸을 움직여 줬던 그 모습에 그 날 이후 세 번의 산천이 바뀐 지금까지도 나는 경의를 표한다.
백 장군은 과거 전장에서도 이런 마음가짐이 싸워서 이길 수 있는 용기를 만들어 냈을 것이다.
나의 중요한 멘토인 백 장군이 세상을 떠나셨다. 이제 90을 바라보는 나도 언젠가는 세상을 하직할 텐데 누가 나에 대해 ‘백 장군에게 느낀 것처럼 나를 느껴줄 수 있을까?’ 자문해본다.
천수를 다하신 故 백선엽 대장님의 명복을 가슴 깊이 빌면서 “인생은 멋이다. 멋을 맛보고 당신도 멋을 부려봐라”고 나에게 외쳐본다. (2020.7.14. 화요일) 엄주섭.

무적해병신문 rokmcnews@naver.com

<저작권자 © 무적해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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