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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정신’ 제자들에게 도전시키다

기사승인 2018.11.13  10:5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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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동길 단국대 해병대군사학과 교수·장군

▲ 차동길 해병대군사학과장
1960년 인천 출생으로 해사 37기로 임관해 해병대 2사단 부사단장, 교육훈련단장 등을 역임하고 해병준장으로 예편했다. 현재 단국대학교 공공인재대학 교수, (사)물망초 이사 겸 전쟁범죄조사위원장/국군포로송환 추진위원, 6·25추념공원건립 국민운동본부 이사를 맡고 있다. 상훈으로는 보국훈장 천수장(‘12), 대통령 표창(’07) 등 다수의 개인 및 부대표창이 있다.
 

“나의 명예가 실추된다면 아무리 유혹해도 거절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것이 곧 도전정신이다”

최근 대학에서는 직업 군인을 양성하는 전공이나 교육 과정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학군단(ROTC)처럼 학내 부설기관으로 운영되던 군사 교육이 정규 교육 과정으로 편성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그중에서도 단국대 해병대군사학과는 국내 유일의 해병대 장교를 육성하는 학과이다.
차동길 단국대 해병대군사학과장에게 해병대군사학과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국민들에게 해병대가 어떻게 비쳐진다고 생각하십니까?

해병대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매우 높다고 봅니다. 다만 병사들의 병영 생활에 대해서는 아직도 과거 60년대 군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 현실과의 괴리죠. 과거 아버지 세대에서 경험한 군 생활이 무용담으로 퍼져 엄마들은 자연스럽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겠죠. 아마 많은 시간이 지나야 변화를 실감하지 않을까 싶네요. 이런 점에서 군은 더 많은 홍보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 교육자의 입장에서 바른 해병대상을 함양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현역들에게 누가 될까 걱정스럽긴 한데 저의 경험에 비추어볼 때 해병대 문화는 교육훈련단에서 만들어진다고 봅니다.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린다면 훈련교관(DI, Drill Instructor)으로부터 형성된다는 것입니다. 즉 해병대 문화는 곧 DI 문화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입니다. 그만큼 훈련 교관의 언행이 얼마나 품격 있느냐, 훈련 교관이 신병 한 사람 한 사람의 인격을 얼마나 존중하느냐가 병영문화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봅니다.
인격존중과 강인한 훈련은 양립할 수 있으니 이 말에 오해 없길 바랍니다. 장교든, 부사관이든, 병이든 그들의 실무생활은 훈련 교관을 흉내 내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혹자는 해병대의 강인함을 마치 계급이 인권위에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데 결코 그렇지 않아요. 강인함의 의미부터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장교와 부사관은 차원 높은 리더십을 함양해야 합니다.


- 단국대 해병대군사학과는 해병대사령부에서 간부 양성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해병대가 최초로 손을 잡은 대학인 줄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학과를 홍보하고 입학시키는지 궁금합니다.

작년에 강릉을 방문한 적이 있어요. 당시 해병대전우회 강원도연합회 신준택 회장님의 도움으로 강릉 소재 5개 유명고등학교를 방문하여 저희 학과를 홍보할 수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신준택 회장께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학교 차원에서도 매년 전국고교를 대상으로 학과 홍보를 하고 있지만 교수들이 직접 지역별 학교를 방문하여 홍보하고 있습니다. 막상 고등학교를 방문해서 설명회를 갖다 보면 학과에 대해 잘 모르고 있음을 알 수 있었어요.
최근 몇 년간 직접 방문하면서 홍보를 하다 보니 이젠 제법 많이 알려졌어요. 2013년 첫해 7.7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는데, 그 후 하향세를 보이다가 작년부터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고, 올해부터는 3등급 이내 자만 지원 가능토록 했음에도 남학생이 5.72대1, 여학생이 17대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 그래도 해병대군사학과와 사관학교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요?

해병대군사학과와 사관학교는 정 반대라고 보면 됩니다. 사관생도들은 군대식 생활에  학문적으로는 일반학문이지만, 우리 학생들은 일반 대학생 생활에 군사학문 위주의 교육을 받는다는 점입니다. 군사학문의 수준도 실무에서 소령 때 이수하는 해군대학 또는 육군대학 수준 그 이상이라 보면 됩니다. 따라서 저희도 어느 것이 더 좋다 말하기는 어렵지만 한편 기대가 매우 큽니다.
이들이 실무에 가서 어떤 리더십을 발휘하느냐가 관심의 대상이죠. 실무부대 지휘관들도 관심 있게 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지금까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교수진들이 학생들에게 관심 갖고 지도하는 것은 자율의식 고취입니다. 누가 보든, 안보든 스스로 법규를 준수하고 자신의 행동에 대해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 장교가 되어야 함을 강조하는 것이죠.


-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십시오.

우리 학생들의 학교생활에서 중요한 교육의 장 중 하나는 기숙사 생활입니다. 특히 기숙사 생활에서는 학생회 스스로가 규정을 정하여 준수하고 책임지는 자세가 보편화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군인이 아님을 강조합니다. 풍부한 독서와 상상력으로 다른 학과 학생들과 자유롭게 토론을 할 수 있는 학생들이 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들에게는 집단의식이 형성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마도 그 이유는 처음부터 해병대 장교가 되기 위해 입학했다는 점에서 이들에게는 이미 해병대 정신이 깃들어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저는 실무에서 이들의 리더십을 어느 정도 수용할지 모르겠지만 분명 보통의 초급장교들과는 다를 것이라 확신합니다.


- 매우 훌륭한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장교가 배출된다면 해병대는 더욱 발전할 것입니다. 그런 교육이 현실적으로 인정받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글쎄요. 이 문제는 실무부대에서 현역들이 잘 알 것이라고 봅니다. 지난 여름방학 때  1, 2사단을 방문하여 아주 훌륭하다는 평가가 있음을 알 수 있었는데 그보다 보람 있었던 것은 임관한 몇몇 제자들이 와서 “교수님이 자율의식을 누누이 강조하셨는데 사실 저희는 손에 잡히지 않는 자율의식에 대해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교육훈련단에 입소해서 전국에서 들어온 다른 동기들과 섞여서 생활하면서 우리의 사고와 생활이 그들과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다른 점이 바로 우리 학과의 자율의식이었음을 깨닫게 되었읍니다”고 말하면서 후배들이 반드시 유지해야 할 전통이 되어야 한다고 하더군요. 참 감사하죠. 보람 있고요.


- 그렇다면 교내 타 전공 학과와 비교되는 위상은 어떤지요.

우리 학과에 지원한 학생들은 입학 순간부터 “나는 해병대다”는 생각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이미 정신 상태부터 다르고, 자연스럽게 집단의식이 형성돼요. 그렇다고 교수들이 학생들의 자유의사를 조종하거나 제한하는 일은 없읍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군인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죠.
그럼에도 학생들의 성적, 학과 만족도, 교수평가 등 종합평가결과는 최상위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2017년 학과 단위 평가에서 최상위 5%에 들었으니까요. 타 학과 교수들은 학생들을 군대식으로 다루기 때문에 학생들이 할 말도 못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도 해요. 워낙 평가 그래프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차이가 나니까 그럴 만도 하겠죠. 부러워서 하는 소리로 듣고 맙니다.


- 졸업생들이 잘 풀려나가고 있습니까?

1회 졸업생 30명 중 3명이 도중에 다른 학과로 전과하여 27명이 해병대 장교로 임관했고, 2회 졸업생 역시 3명이 전과하고 27명이 해병대 장교로 임관하였습니다. 이들 모두 초등군사반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고, 육군 초등군사반에서 교육받은 포병, 기갑, 통신, 보급병과 등 장교들도 우수상을 수상 하는 등 높은 수준의 경쟁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1회 졸업생들이 해병대교육훈련단에 입소하여 양성과정 훈련을 받으면서 “왜 우리는 군가, 총검술, 집총체조, 제식훈련을 안 가르치냐?”며 매우 힘들어 하더군요. 훈련이 힘든 것이 아니라 훈련 소대장과 다른 후보생들이 “너희는 해병대 군사학과 출신이면서 이런 것도 모르냐?”는 소리가 힘들었다더군요.
그 후 저와 훈육관들은 학생들에게 이런 교육을 합니다. “해병대군사학과는 소위, 중위를 양성하기 위해 공부하는 곳이 아니다. 너희들이 여기서 배우고 탐구한 학문은 영관장교 이상에서 역량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해병대가 소위, 중위 만들려고 4년간 투자하겠는가. 고급장교를 꿈꾸며 인성과 자질을 함양하고 풍부한 상상력으로 학문에 정진할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물론 학생들도 공감하고 있어요.


- 해병대군사학과 만의 경쟁력이라면 무엇일까요?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아무리 이들은 이미 해병대 정신으로 무장되어 있어요. 사실 우리 해병대군사학과 만의 독보적인 경쟁력이라면 첫째는 군사학문을 전공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자유로운 생활 속에서 자율의식 수준을 높일 수 있는 생활교육이라는 점이며, 셋째는 해병대 출신 교수님들로부터 은연중 해병대 문화를 접한다는 점입니다.
저는 강의 시작 후 30분 정도는 해병대 문화에 대한 생각을 나누곤 합니다. 그리고 계급이 인권을 넘어설 수 없음과 Smart하고, Strong하며, Special한 해병대 장교로서의 품격을 강조하곤 합니다. 가랑비에 옷 젖듯이 교수님들로부터 다양한 실무경험과 해병대 문화와 가치를 4년간 듣다 보면 뭐가 달라도 다르겠죠.


- 끝으로 교수님이 학생들에게 특별히 강조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이죠?

해병대 장교가 되고자 하는 학생들이기에 늘 국가가 무엇인가. 군대는 무엇인가. 군인 그리고 장교는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이런 말을 자주 합니다. 사람은 내가 아닌 누군가를 위해 세상에 태어났고, 살아가는 이유다. 즉 군인으로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사명을 감당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돈과 명예와 권력은 부수적으로 주어지는 것이니, 절대 돈과 명예와 권력을 삶의 목표로 삼지 말라고 하죠.
해병대 핵심가치에도 이런 의미가 담겨있거든요. 충성은 국가에 충성하는 것이고, 명예는 해병대 명예를 내 삶에 최고의 가치로 여기라는 것인데 이러한 삶이 얼마나 어렵겠어요. 그래서 도전의 가치가 요구되는 것이거든요. 아무리 큰 이익이 눈앞에 있어도, 내가 이 이익을 얻음으로써 해병대 명예가 실추된다면 이익의 유혹을 뿌리치라는 가르침을 주곤 합니다.

국민의 생명·재산 지키는 사명을 감당하는 일에 최선…
“해병대 명예를 내 삶에 최고의 가치로 여겨야 할 것”

단국대 해병대군사학과 창설기념식에 참석한 이홍희(右2) 제29대 해병대사령관과 이호연(右1) 당시 사령관.
경례하는 단국대 해병대군사학과 학생들

□ 단국대 해병대군사학과
군사 분야 전문성과 리더십을 갖춘 엘리트 해병대장교 육성을 목표로 2013년 국내 최초로 개설됐다.
장교에게 필요한 체력과 부대 조기 적응 유도를 위해 해상훈련, 동계산악훈련, 무도 등 체력향상 및 부대지휘·운용관련 과목, 군사전략·전술 등 군사와 국제관계 관련 전공필수과목, 21세기 공동안보체제하의 다국적군 및 연합작전을 고려한 대테러, 대외협상 등의 전공 심화과목을 가르치며, 체력측정, 무도, 영어 등은 졸업인증제를 채택하고 있다.
개인의 능력과 적성에 부합하는 타 전공 복수전공에 대한 이론과 실무 교육 환경을 조성, 학과에서 요구하는 일정 학점을 이수하면 군사학 학사와 병행하여 해당 학사학위를 수여한다.

 

무적해병신문 rokmc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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